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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일] 크라이처치에서 발광(足光)하기
 써니  | 2006·03·05 09:53 | HIT : 2,061 | VOTE : 359 |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 크라이처치 시내 정복에 나섰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오늘은 카이코라로 떠나는 날인데 귀가 얇은 써니는 H교수와 K선생과 함께 크라이처치를 정복하기로 했다. ㅡ,.ㅡ;;
4일째 크라이처치에 머물면서 광장과 city mall을 벗어나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어이가 없어진다. K선생도 나보고 엽서 좀 그만쓰고 여행 좀 하란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행 중이고, 광장에만 앉아 있어도 좋은걸 어떡햐나구...

아트 센터에서 수공예품들을 만드는 것도 직접 보고, 나의 지갑을 유혹하는 진열된 상품들을 보며 만지작 거리기를 수차례... 결국 조금 벅찬 가격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며 카페에 앉아 머핀과 커피를 마신다.
카페 앞에는 거리의 화가인지 까페 입구까지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파스텔 같은데 지워진 위에 또 그리고, 또 그리고 쉼없이 혼을 쏟아 붓고 있었다. 함께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자신의 그림 안으로 들어가는 것 조차 거부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결국 멀리서 뒷모습만 몇 장 찍는다. ㅡ,.ㅡ;;

조금의 여유를 가진 후, 공연을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안고 아트 센터 극장에 들어섰으나 오늘 저녁 7시 30분 공연까지 모두 매진이라고 한다. 극장 내부라도 한번 볼 수 있을까하고 물어봤지만, 한 마디로 'no!란다. ㅡ,.ㅡ;;
매정한 한 마디에 상처를 안고, 이쁜 포스터와 사진을 한방 찍고 캔터베리 박물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캔터베리 박물관은 생각보다 참 재미있었다. 마오리 족의 생활 모습, 남극 센터 건설부터 현재까지의 모습, 조류관, 공룡관, 폐자원 활용관 등 아이디어가 넘치는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에서 이렇게 지루하지 않게 오랜 시간을 보내본 게 얼마만인지... 아니 처음은 아닐까?
조금 쉬면서 일기를 쓰고 있자니 H와 K가 돌아왔다. 이제 다시 보타닉 가든으로...

보타닉 가든에 들어서자 마자 나와 H는 셔터를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다. H야 워낙에 전문 고수다 보니 심혈을 기울이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지만, 나는 그런 H를 부러워하며 디카의 장점인 多作을 실천중이다. ㅡ,.ㅡ;;

커다란 나무 밑에 그보다 더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고 보타닉 가든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아름드리 나무들..., 그 밑에서 한가롭게 책을 읽거나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 에이번 강을 따라 유유히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모든게 여유롭다.

장미 가든에 도착했을 때, 드디어 내 디카의 배터리 압박이 시작됬다. 늘 중요한 순간에 이 모양이다. K는 사진쟁이들 때문에 피곤하다며 불평이다. 사진쟁이에 나를 끼워 주어서 고맙긴한데 자꾸 행동에 제약이 따라 불편하다.
함께 해서 혼자할 수 없는 많은 것을 해 볼 수는 있지만, 역시나 혼자일때의 여유로움과 자유는 줄어든다.

숙소에 돌아와 신라면을 끓여 먹는다. 그리고 나는 배터리를 충전하고 진바지로 갈아 입는다. 곤돌라는 타고 난 후, 우리는 크라이처치 카지노를 접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는 복장 불량이라 입구에서 걸린다고 K가 갈아입을 것을 적극 권장했다. 그러나 나의 유일한 청바지도 그다지 젊잖아 보이지는 않는다. ㅡ,.ㅡ;;

메트로 28번 버스를 타고 곤돌라로 향한다. 현금이 없는 나를 위해 H와 K가 번갈아 내 버스비를 내 주었다. 정말 민망했지만 별 도리가 없었다. 감사히 받을 수 밖에...

덜컹 덜컹!! 퀸즈타운 곤돌라보다 느리고 흔들림이 심해서 나는 정말 무서워 죽을 지경이다. 일부러 자리를 옮기며 곤돌라를 흔들리게 만드는 H가 얄밉지만, 저 둘은 이런 내가 재밌는 모양이다. ㅡ,.ㅡ;;

지난 밤에 제라드의 차를 타고 올라왔을 대에는 발 아래가 온통 구름으로 뒤덮혀 아무 것도 볼수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해밀턴 항구와 안개에 묻힌 크라이처치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퀸즈 타운이 초록의 싱그러움과 호수의 부드러움이 묻어나는 곳이라면, 크라이처치는 누런 빛의 황량함과 메마름이 느껴졌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사진을 몇 장 찍고, 스카이 라운지에서 맥주를 마셨다. 역시 얻어 마시는 써니... 빈곤함의 극치다. 쩝!

지상으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을 먹는데서 약간의 갈등을 빚었다. 오늘이 여행 마지막인 K는 우아하게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이고 싶어 했지만, H는 역시나 한민족답게 감자탕에 쏘주를 마시고 싶어했다. 여기에다 중립을 지키지 못한 써니, 처음으로 소신껏 김치 찌게 먹고 싶다고 말했다가 둘 사이의 신경전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ㅜ.ㅜ
다시 혼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고 둘의 신경전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한국 레스토랑으로 간다. 저녁 테이블이 좌불안석이라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헤치웠고, 주는 쏘주 넙죽 넙죽 받아마시며 오버를 한다. 아~~ 정말 힘들다.
* 써니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3-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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