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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1일] 이라키(Yidaki)가 울리는 아웃백에서...
 써니  | 2006·06·11 15:10 | HIT : 1,561 | VOTE : 216 |
어제 오페라를 보았다는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드니에서 오페라를보고 나니 더 이상 할 일이 생각나지 않는 단순함 때문에 서두를 일이 없어져 버렸다.
알람에 맞춰 눈을 뜰 이유도, 서둘러 샤워를 하고 어디론가 뛰어갈 이유도...

천천히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으며 무얼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겨우 해낸 생각이 일단 볕이 좋은 옥상에서 빨래를 하기로 한다. 그리고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빽팩을 나선다. 혼자 하는 여행, 짜여진 일정이 없는 여행은 이래서 좋다.

하이든 파크를 가로 질러 달링 하버까지 열심히 걸어갔다. 햇살이 아주 강하고 뜨거웠지만 암울한 킹스 크로스를 벗어난 시드니의 거리는 활력이 넘쳐서 좋다.
정작 달링 하버까지 걸어와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연인들의 cockle bay도 수족관도 아닌 outback centre다. 아마도 울룰루에 가지 못한 미련이 남았던 거겠지.

아웃백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신비로운 음악이 센터 안을 가득 메운다. 신비로운 주술사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고요한 우주의 느낌이 나는 것도 같고...
소리의 근원을 찾아 다가가 봤더니 한 젊은 남자가 긴 나무통 같은 것을 붙잡고 열심히 연주하고 있었다. 연주자는 자연이 만들어낸 소리인지, 악기가 만들어낸 소리인지 알 수 없는 그 힘에 심취해 이미 음악과 한 몸이 되어 있었다.

저게 뭐지??? 백파이프의 일종인가???
궁금한 것 못 참는 써니는 연주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쪼르르 달려가 물어본다.
'Didjeridu!'
common English 이름으로 디쥬리두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그리고 내가 계속 관심을 보이자 호주 동북부로 쫓겨간 애보리진들의 전통 악기로 그들 말로는 Yidaki(이라키)라고 한다는 설명도 덧붙여 준다.

얼마나 굵고 큰 나무통인지 언뜻 봐서는 도저히 악기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유칼립투스 나무를 개미들이 많은 곳에 놓아두면 개미들이 나무의 가운데를 파먹어 관이 된단다. 그렇게 해서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악기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홀안에 울려퍼지는 자연의 소리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기념으로 사진 한장 찍을 수 있냐는 수줍은 질문에 한번 불어보겠냐며 고마운 제안을 받는다.
wow~~~ lucky!!
나는 대금을 부는 것처럼 입을 만들어서 바람을 불어넣어 본다. 옆에서 도와주던 연주자가 깜짝 놀란다. 소리를 냈다는게 신기한가 보다. 그러더니 더 부드럽게 입술을 떨어야 한다고 귀뜸해 준다. 나는 다시 한번 침을 바르고 도전해 봤다. 아까보다 더 풍부한 소리가 홀 안에 울려퍼졌다.

연주자가 윙크를 하며 내 몸에 애보리진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ㅋㅋ 그러고 보니 새까맣게 타 버린 내 얼굴이 애보리진 같기도 하다. ㅡ,.ㅡ;;

태고적부터 이 땅의 주인인 그들은 이라키의 소리가 울려퍼지는 아웃백에서 살고 있었겠지?
써니는 그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아쉬움을 이라키를 불어보는 것으로, 잠시나마 애보리진이 되어 본 것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그들이 믿었던 것처럼 세상의 중심에서 이라키를 울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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