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보니 오른 쪽 렌즈가 찢어지고, 나는 어젯밤 문도 안 잠그고 그냥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이쁜 것이 어쩌려고 문도 안 잠그고 잤더란 말이냐? 아마 어제 트렉킹이 피곤하긴 피곤했었나 보다.
대충 씻고 파인애플을 사먹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시장으로 아침 일찍 향했다. 앗! 그런데 어제의 파인애플이 오늘은 500k이나 올라서 4500K을 달라네? 허걱! 이 아줌마 나를 알아보면서도 웃으면서 끝까지 500K 챙겨가는구만. 에궁~~내가 졌다.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좌판 위에 널려있는 박쥐며 다람쥐, 개구리, 들쥐, 다리통만한 붕어, 피뚝뚝 흘리는 쇠고기며 돼지고기, 비명횡사한 닭 등을 신기하게 구경하고 있는데 상곤, 경혜, 인환씨가 나타났다. 참, 인환씨는 어제 새로 온 한국인 식구(?)다. 태국 북부를 거쳐 치앙콩에서 국경을 넘어 루앙프라방까지 스피드 보트를 타고 와서 다시 버스로 방비엥에 도착했는데 난 처음에 그가 머리를 하도 요란하게 염색해서 일본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 그것도 대단한 애국자였다. 그의 G.H방 창문에는 항상 태극기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사람인 것 같다. 호주에서 1년동안 WORKING HOLLYDAY를 했고 취사병 출신이라면서 자취할 때 맛있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우리는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인환씨는 폰의 트렉킹을 신청했기 때문에 먼저 일어섰고, 오늘 하루의 일정에 대해서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난 후 결국 경혜씨는 G.H에 남아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고, 나와 상곤씨는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사실 어제의 트렉킹 여독이 덜 풀린 상태였지만 어제 보았던 그 산세들이 다시 보고 싶어져서 하이킹을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 놈의 욕심...!
오르막길에서는 힘겨웠지만 내리막길에서는 두발을 떼고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도 부려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잠시 눈을 감아보기도 했다. 마주 오는 차도, 지나가는 차도 없기 때문에 햇살 가득 받는 그 길 전체가 나의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자유!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 영화 속에서 맥 라이언이 머리결 살랑살랑 날리며 눈을 감고 자전거 위에서 두팔을 벌려 바람 냄새를 맡던 게 떠올라 흉내를 내다가 넘어질 뻔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멋진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 이 자연 한가운데에 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멋졌고,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이렇게 굉장한 자연이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 멋졌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마을을 몇 개나 지나고 마추치는 사람마다 '사바이디'를 외치면서 2시간 남짓 자전거로 달리다가 우리는 잠시 강가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강가에서 나는 준비해간 물과 사과를 상곤씨와 나누어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상곤씨는 나와 동갑인데 내년에 대학에 복학하면 2학년이 된단다. 그런데 동기들이 다 졸업한 지금 00학번, 01학번 애들이랑 학교 다니기가 조금 민망해서 독일로 유학을 가겠단다. 내가 독일어를 전공했느냐, 아니면 평소에 독일어를 잘 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독일이란 나라에 어떤 매력을 느끼느냐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이제 26이나 되는데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그렇고해서 학비 안드는 독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것이다. 이걸 대견하다고 해야 하나?? 용기는 대단한 것 같다.
조약돌 위에 앉아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다가 강상류쪽을 보니 강 한가운데에 우각호가 생겼는데 거기엔 정말 소들이 놀고 있었다. 누워 있는 소, 물을 먹는 소... 상곤씨 曰, "몫 좋은 곳은 소들이 먼저 차지하고 앉아 있네."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다. 다음부터 몫 좋은 곳 찾을 때는 소를 먼저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다시 출발! 가는 도중에 보면 도처에 많은 학교들이 있지만 오늘이 일요일이기 때문인지, 방학을 해서인지 많은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몇 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축구 비슷한 공놀이를 하고 있는 게 보일 뿐이었다. 모든 학교들의 공통점은 이렇게 대나무로 만든 어설픈 축구 골대가 있다는 것일 거다. 역시 세계인의 스포츠, 축구!
파당이란 마을을 지나 방비엥으로부터 25KM 지점까지 왔을 때 우리는 자전거를 돌려야만 했다. 그 이후부턴 길이 울퉁불퉁한 산길이기 때문에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돌아오는 길에는 폰이 투어를 하는 곳에 들르기로 했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그만 길을 잘 못 들어가서 엉뚱한 마을에 들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의외로 멋진 곳이었다. 예상치 않은 곳에서 발견한 행운이랄까?
자전거를 들쳐 업고, 아슬아슬한 대나무 다리(대나무 3개가 강물 위에 그냥 뉘어져 있다.)를 건너면 조그만 언덕 위에 푸른 잔디가 깔리고(사실 이 푸른 잔디는 학교 운동장이다.) 그 위에서 라오 깃발이 휘날린다. 언덕 위의 푸른 학교라... 그리고 바로 그 앞 강가에서는 아이들이 작살 비슷하게 생긴거로 고기를 잡고 한 쪽에선 불을 피워 옥수수를 먼저 굽고 있는 게 보였다. 정말 정겨운 모습들이었다. 아이들이 고기 잡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나는 그만 잔디 위에 누워 잠이 들어 버렸다. 10분 쯤 잤을까? 눈을 떴을 때 처음 보았던 그 하늘! 너무 예뻤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폰이 있는 곳까지 어떻게 찾아가나 하는 걱정이 생겼다. 우리는 일단 마을을 통과하는 길을 따라서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길이 아니면 다시 돌아오기밖에 더 하겠어? 비탈길을 달리고, 논길을 달리고... 앗! 그런데 여긴 지름길이었다. 음하하~~ 드디어 폰이 점심을 준비하던 강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엉뚱하게 찾아간 곳이 뜻밖에 좋은 경험을 선물해 준 셈이다.
점심을 준비하던 폰은 너무나 놀라했다. 난 어젯밤의 폰이 생각나 거북했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조금은 안심했다. 폰은 우리에게 점심을 조금씩 나누어 주었고 염치가 없었지만 상곤씨와 나는 4시간 동안의 자전거 하이킹 덕분으로 너무 배가 고파져서 사양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상곤씨는 폰이 권하는 위스키를 4잔이나 마셨다. 내가 음주 싸이클링이라고 해도 술이 들어가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인환씨와 1시간 동안을 실컷 떠들어댔다. 상곤씨가 필리핀의 보라카이에서 스쿠버 다이빙 강사하던 일이며 네팔에 갔던 일, 인환씨가 호주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영어 공부하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내가 참 좁은 곳만 보고, 너무 좁은 생각을 지니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다시 조바심이 들기 시작한다. 사람이 공부보다,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 보다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게 인생에서 더 소중한 경험이 되는 것은 아닐까? 늘 이 대목에서 난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한다. 어떤게 진짜로 날 위한 삶인지, 나는 아직도 정체감이란게 부족하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가슴이 답답해져 올 때쯤 나와 상곤씨는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일어섰다. 그런데 내 자전거가 자꾸 말썽이다. 체인이 자꾸 플리는 것이 아마 산악용 자전거가 아니어서 비포장도로는 너무 충격적인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벌써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삼모제를 한다는데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여전히 어제의 그 축제가 몽빌리지에선 이루어지고 있었다.
돌아올 때에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을꺼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해가 산 뒤로 숨어서 그늘이 졌다. 최상의 날씨다. 비록 엉덩이는 말이 아니지만 말이다. 겨우 겨우 마을까지 돌아오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바이디'하면서 정답게 인사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한걸음 떼기도 전에 다리가 후들거리는게 이것이 내 다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종이 안 되는 것이다. 허벅지와 엉덩이가 얼얼하고 죽을 맛이지만 그래도 기분만큼은 캡이다.
마침 인환씨도 트렉킹에서 돌아왔고 에너지를 재충전한 경혜씨도 만나서 다 함께 마일로 쉐이크를 마시기로 했다. 상곤씨가 자기는 죽는 시늉을 하며 나보고는 계속 무슨 여자가 왕복 50KM 사이클링을 해도 끄덕도 없냐고, 자전거 체인 고치는 여자는 또 처음 본다며 놀렸다. 인환씨도 이 다리로 무얼 못하겠냐며 거든다. 이것들이...!?! 나도 죽을 맛이라고. 하지만 언제 내가 또 여길 와 볼 수 있겠어? 지금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봐 두는게 좋을 거 같아서 죽을 힘을 다 내는거라고...에고고... 허리야! 허리 디스크가 연일 힘든 일정에 더욱 말썽이다. 쩝.
오늘은 'THE LAST DAY OF THIS YEAR'라고 모두들 들떠 있다. 우리도 함께 저녁 만찬을 즐기기로 하고 일단은 모두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 가루 비누를 하나 샀다. 또 주인 아줌마한테 대야를 빌려서 샤워를 하는 동안에 더러워진 옷을 그 안에 담궈두었다가 빨아 널었다. 속이 다 시원해졌다.
저녁 메뉴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생각 같아선 삼겹살 파티를 하고 싶지만 머리 속의 떡일 뿐이다. 7시에 인도 레스토랑이 오픈 기념으로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가 보았더니, 왠걸 난 외국놈들이 그렇게 공짜를 밝힐 줄은 몰랐다. 무서운 놈들! 공짜라고 벌써부터 와서 줄을 길게 늘어 뜨리고 술이며 밥이며 마구 마구 퍼먹는다. 아마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점심부터 굶었을 거다.
결국 우리는 다른 음식점에서 밥과 8개 정도의 반찬을 시켜 한정식이라며 기분을 냈다. 닭도리탕 비슷한 것도 나오고 제육볶음 비슷한 것도 나오고, 샐러드며 이름 모르는 음식들이 가득, 그리고 라오 비어까지. 특히 '카이찌여우'라는 음식이 있는데 계란을 풀어서 파를 썰어 넣고 후라이팬에 부쳐내는거다. 만찬용 음식으로는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맛은 집에서 먹는 것과 같아서 한국을 떠올리기엔 좋았다. 이렇게 잔뜩 먹고 한사람이 17,000K 씩 냈는데 우리는 한국에서 1인당 2,250원으로 송년파티 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면서 지금 우리가 한국에 있지 못하는 걸 자위했다.
상곤씨는 피곤했는지 밥을 먹고나서 2시간만 자고 온다며 GH 돌아갔고, 나 철의 여인 양효선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지친 몸을 이끌고 LOCAL FESTIVAL을 기웃거렸다. 여기에서도 도박이 인기인가 보다.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그런 면에서 폰은 참 성실한 사람이긴 하다. 자기 일을 가지고 있고 그 일을 즐기면서 하니까 말이다. 이상한 낌새만 보이지 않으면 좋으련만...
인환씨가 돈을 걸어 다트판 맞추기를 했는데 3,000K을 땄다고 좋아한다. 다트판 아줌마 열받아서 인환씨보고 더 하라고 꼬셔보지만 인환씨는 더 이상 동요되지 않았다. 참 웃기는 사람이다. 앗! 그런데 자러갔던 상곤씨가 나타났다. 너무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다나? 하긴 알아듣지도 못하는 라오 뽕짝이 온 마을 전체에 울려퍼지는데 잠이 올 리가 없지. 우린 할 수 없이 다시 싸이요로 가서 술판을 벌였다. 남자들이 술을 마시는 동안 나는 경혜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혜씨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직업이다. 경혜씨는 지금까지 자기 삶의 중심은 자기 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자기 삶의 중심이 상곤씨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상곤씨를 쫓아 여기까지 와 있는거라고. 대단한 사람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내 모든걸 던지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까지 쫓아올 수 있었을까? 그러기엔 아직 난 너무 이기적인 사람인 걸까? 아니면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일까? 난 잘 모르겠다.
드디어 11시가 되어서 우리는 방비엥 리조트로 폰의 뚝뚝을 타고 떠났다. 거기에선 방비엥의 젊은이들이 이미 파티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굉장히 넓은 나이트 클럽안에서 모두들 한해의 마지막을 축하하기 위해 들떠 있었다. 앗! 그런데 갑자기 음악이 바뀌더니만 줄을 맞추어 서서 예전에 단란주점에서 나이든 선생님들이 하던 4박자 춤을 모두가 동시에 추는 것이다. 이게 무슨 국민체조도 아니고, 나이트 클럽에서 줄맞춰 춤이라니...어쨌든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10, 9, 8, 7, 6, 5, 4, 3, 2, 1 쏘 디피마이!' 새해가 밝았다. 모두가 난리다. 어디선가 맥주를 흔들어 뿌리는 바람에 옷이 다 젖었다. 그래도 좋았다. 모두들 즐거워하니까.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건배를 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기에 바쁘다. 한바탕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고 나서 상곤씨와 경혜씨는 먼저 돌아갔고, 폰이 계속 술을 마셔대는 바람에 나와 인환씨는 강변에서 얘기를 나누었다. 인환씨는 한국에 돌아가면 야간 대학 2학년에 복학한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축 일이 좋아서 곧바로 취업을 하고, 야간 대학을 다니고, 군제대 후엔 호주에 웍킹 홀리데이를 갔다. 그는 보기와는 달리 참 진지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 머리 염색한 거만 보면 어디 날라리 뺨치게 생겼지만 생각하는 건 굉장히 바르고 건설적이었다. 그는 한국 경제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보름 후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부디 그가 와서 한국 경제가 바로 섰으면 나도 좋겠다. 그리고 그는 이번 여행이 끝날 때쯤엔 내가 삶의 중심을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내가 이번 여행은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함이라고 했기 때문일까? 그의 말 한마디가 가슴 깊이 파고 들었다.
새벽 1시! 파티가 끝났다. 모두들 돌아가느라 또 한바탕 난리다. 인환씨와 나는 폰을 부축하고 클럽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마을을 향해 50M쯤 걸어가자 갑자기 폰이 뚝뚝을 가져가야 한다며 고집을 피웠다. 이런~~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음주 운전이라니... 아무리 말려도 그 힘을 당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OH! MY TUCK-TUCK!'이라는 말을 남기고 우릴 뿌리치며 달아났다. 인환씨는 키도 제대로 못 꽂을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자꾸 걱정이 앞서는 건 왜일까? 부디 그가 무사하길 바랬다.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왔는데 내 GH 옆의 낭봇 레스토랑에선 아직도 파티가 한창이다. 인환씨와 맥주 한병씩을 더 마시고 내친 김에 1월 1일 해뜨는 걸 보자고 했다. 아~~ 새벽 4시! 더 이상은 무리다. 우리는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다시 6시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일어날 수 있을까?
·파인애플 - 4,500K ·물 - 1,000K ·자전거 대여 - 5,000K ·아침 - 11,000K
·마일로, 가루비누 - 2,000 + 1,500 = 3,500K ·저녁 - 17,000K ·맥주 - 14,50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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