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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밤이어서 그런지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2시간쯤 잤을까? 샤워를 하고, 짐을 꾸리고 5시 30분에 예약한 셔틀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6시고 채 안된 시간의 공항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출국세 25불을 내라고?? 카지노에서딴 30불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이 나라에 돌려주고 간다. ㅡ,.ㅡ;; 그리고 나는 25번 게이트 앞에서 호주를 공부하기 시작한다. 정말 대책없는 여행이다. 그나마 빽팩에서 얻은 너덜너덜해진 가이드 북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쩝.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에어 뉴질랜드를 타고 멜번으로 향한다. 그리고 나는 이내 잠이 들었다. 약 15만원 정도하는 티켓에 기내식도 나온다. 제주-김포 구간에 쥬스 한잔이면 끝인데... ㅡ,.ㅡ;;
8시 25분에 출발해서 4시간을 날아 멜번에 도착했다. 조금 긴장이 됬지만 입국 절차는 의외로 너무 간단했다.
공항내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하지만 어디에서 무엇부터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일단 free call information에 있는 번호 중 하나를 누른다. 머리 속에서는 아직 할 말이 다 정리되지도 않았는데 어쩌자고 손이 먼저 나간다.
내가 뭔소리를 한 건지... 제대로 의사 소통이나 되었는지 모르겠다. 3일 이상 머무르면 픽업 해줄 수 있는데 지금은 곤란하니 일단 오면 버스비를 돌려주겠단다. 이런 소리를 들은 내 귀를 의심하며 일단 나는 공항까지 왕복하는 스카이 버스 표를 끊었다.
도대체 트램은 어디서 나는거야??
스카이 버스가 스펜서 역 부근에 나를 내려주고 가버리자 나는 도대체 숙소까지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난감하다. 동전도 없고, 지도도 없고... ㅡ,.ㅡ;;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다짜고짜 엘리자베스 거리가 어디냐고 했더니 트램을 타도 10분, 걸어서도 10분이란다.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하나?!?!?! 하지만 지나가는 트램의 속도를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날도 더운데 배낭 지고 걷는 게 조금 모양새가 아니긴 하지만, 간만에 배낭족 흉내 좀 내 보자. 땀으로 목욕을 하고, 드디어 MIB(멜번 인터내셔널 빽팩)에 도착했다.
감격스럽다. 세상에 내가 제대로 통화를 하긴 한 모양이다. 버스 편도비 15불을 환불받고, VIP 카드 1불씩을 할인 받아 하룻밤에 19불에 쇼부를 봤다. 내가 다행히도 멜번에 3일을 묵게 되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단 하루를 묵어도 픽업을 해주는 호텔 Bakpak에 묵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오는 길에 보았던 '호텔 Bakpak 무료 픽업 셔틀'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노란 봉고차가 얼마나 부럽던지....
그런데 더 웃긴 것은 door to door star bus라는 공항 셔틀이 버젓이 광고판에 붙어있는 거다. 같은 가격 내고 누구는 숙소 앞 까지, 누구는 땀나게 걸어야 하냐고... 암튼간에 100배 제대로 된 정보가 한 개도 없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스카이 버스와 택시밖에 없다고 하더니만.... 휴==3
한 바탕 전쟁을 치르고 짐을 푼다. 지금 내 시계는 1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멜번의 시계는 11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세상에...
누가 시간을 돈 주고 사지 못한다고 했던가?? 단돈 15만원에 2시간이나 샀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 부자가 된 기분이다. ^^
* 써니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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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3일] 여유와 활기가 공존하는 도시, 멜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