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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6일] 나를 세 번이나 울린 밀포드 사운드...
 써니  | 2006·02·11 20:29 | HIT : 1,513 | VOTE : 211 |
밀포드 사운드에 가면 배터리가 나가지 않는 한 무조건 셔터를 누르게 된다는 말에 순간 나는 배터리보다는 메몰 카드의 압박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젯밤 급하게 퀸즈타운 한 인터넷 가페에서 10불을 주고 CD를 구웠다. CD를 구워 왔더니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보이더라는 여행자들의 비명이 떠 올라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운명이겠거니 받아들이련다.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도가 없으니...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밀포드 사운드에서 세 번이나 울었다. ㅠ.ㅠ
첫번째, 눈물병 때문이다.
우리 집안 대대로 외할머니, 엄마, 나 이렇게 3대째 대물림하는 유번병(?)이 있다. 그것이 뭔고 하니, 하나는 머리 빠짐이고 하나는 눈물병이다. 오늘은 그 후자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조금 유식한 의학 용어로는 비루관 폐쇄증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람이 좀 심한 날에는 더 극성을 부리는데, 크루즈 갑판 위에 몰아치는 피요르드 해안의 거센 바람은 나의 눈물 샘을 그냥 내버려 두질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영락없이 밀포드에 완전 뻑가서 흘리는 감동의 눈물인 줄 알았겠다.
오늘은 정말 날씨가 지나치게 좋은거라고 모두들 감탄했지만 강한 햇살과 상관없이 내 눈은 그냥 말없이, 그리고 이유없이 눈믈을 흘린다.

두번째, 배터리 때문이다.
어젯밤엔 메몰 카드의 압박 때문에 불안함을 무릎쓰고 CD까지 구웠건만 세상에 밤사이 충전을 시켜 논다는게 피곤한 나머지 바로 곯아떨어져 버린 것이다. 충전기 꽂아놓고 자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콘센트 그 곳을 이미 다른 녀석이 점령해 버려서 다른 곳 찾기도 귀찮고 밀려오는 잠 때문에 잠시 방심한 사이 날이 밝아버린 것이다. ㅠ.ㅠ 이런 젠장...
결국 느닷없는 돌고래의 출현으로 모두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댈 때 나는 '야~~ 저기 4마리 지나간다!'라고 놀란 고함만 지를 뿐이었다. 그리고 바위 위에서 늘러지게 낮잠을 즐기는 물개 떼를 지나칠 때에는 '저 녀석이 어떻게 저길 올라갔지...?'하는 어이없는 의구심만 가질 뿐이었다. 크루즈에서 일하는 한국인 에릭이 하는 말로는 어제 밀물 때 올라간 녀석이 아직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나 머래나. ㅡ,.ㅡ;;
가슴 속에서 뜨거운 눈물만 흐른다. ㅠ.ㅠ

세번째, 필카 렌즈의 물벼락 때문이다.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여 어쩔 수 없이 필카를 디카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셔터를 마구 마구 눌러댔다. 마치 디카인양~~
하지만 그 놈의 폭포 앞에서물줄기에다 대고 생각없이 셔터를 마구 마구 누르는데 이게 갑자기 안 눌러지는거다.
허걱! 순간 겁이 더럭 났고, 카메라를 살펴 봤더니 '렌즈 부인! 완전 샤워했네!!!' 아아아~~~ 이거 고장난거 아냐?? 또 한번 무너지는 가슴!! 모든 사진을 접고 그냥 선실로 들어와 부지런히 스포츠 타월로 렌즈를 닦았다. 렌즈에 흠이나건 말건 젖은 것을 말리는게 더 시급했다. 정말 머리 속이 아득해져 왔다. 따뜻한 햇살에 조금 일광욕을 시켜 준 뒤 이미 멀어져 온 폭포를 향해 셔터를 눌러본다. '찰칵!' 휴==3 살았다. 하지만 밀포드의 하이라이트는 이미 모두 물건너 간 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포드 사운드는 참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를 밀포드까지 안내해 준 BBQ 버스 기사의 성실함과 맛있는 점심도, 운이 좋을 때만 볼 수 있다는 돌고래 떼의 출현(어제 비가 와서 모두들 볼 수 없다고 했었다.)도, 영주권을 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잘 생긴 에릭을 만난 것도(나도 좀 눌러앉아 보려고 했는데 서른 넘으면 좀 힘들다나 뭐래나.. 이래 저래 나이가 문제다.), 나의 렌즈를 샤워시킨 시원한 폭포 줄기도, 수명이 멎어버려 마음껏 디카 셔터를 눌러보지 못하게 한 나의 배터리마저도 밀포드에서의 좋은 기억과 함께 할 것이다.
* 써니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3-19 11:38)
김지혜 엇..내가 본 그...동률인가하는 사람이 에릭일까??ㅋㅋ
나도 배에서 한국사람 만났느뎅..ㅋㅋ잘생긴..
돌고래 못본게 아쉽넹..

06·04·14 00:0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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