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트램을 타고 st 킬다 비치로 향한다. 트램내 자동 판매기에서 2시간 패스를 구입한다. 신기하다. 하지만 나를 제외하고 돈을 주고 티켓 구입하는 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나도 그냥 무임 승차할 걸 그랬나? 간뎅이가 콩알만 해서...ㅡ,.ㅡ;;
(하지만 결국 공항 버스를 타기 위해 다음날 무임 승차를 감행하기는 했다. ㅋㅋ 심장이 쿵쾅거려 죽는 줄 알았다. 쩝..)
시끌벅적!!! 퍼레이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상에...
말로만 듣던 '마르디 그라스' 축제가 열리고 있다.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축제로 세상을 향한 그들의 메세지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YOU & ME = LOVE'라고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게이 오빠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소리높여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긴 행렬은 세인트 킬다 비치가 바라보이는 공원 앞에서 끝이 났다.
모두가 환호하고 잔디밭에 부둥켜 안고 뒹굴며 키스를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맥주를 권하며 자신들의 삶을 축하한다.
퍼레이드 대열에 끼여 해변까지 온 나는 조용히 그 틈을 빠져나와 선착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순간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어 선착장을 걷는다. 맨발에 와 닿는 느낌이 좋다. 간간이 멈춰서서 수영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기도 하고, 파도를 가르며 kite sking 을 즐기는 사람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데 선착장에서 만나는 커플마다 예사롭게 보이지 않기 시작한다. 남녀, 남남, 여여.... 왜 자꾸 색안경을 낀 모자란 인간처럼 구는거지?? 안경의 색을 바꿔야겠나부다. ㅡ,.ㅡ;;
그리고 선착장 끝에 다달아 난간에 주저 앉았다.
주류와 비주류... 누가 나눈 선일까? 그리고 누가 주류이고, 누가 비주류일까? 수많은 기준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부류의 삶이 생겨난다. 난간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제 3의 외침이라고 규정지어버린 나의 편협함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 본다.
그들은 당당했다.
그들은 더 이상 제 3의 존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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