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spirit of Tasmania'를 탄다는 사실에 얼마나 흥분했던가?
<사랑의 유람선>에 대한 나의 추억에 불을 지핀 100배 작가에게 박수까지 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좀 더 좋은, 호화 크루즈를 타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가 위로해 보지만 속이 쓰린건 어쩔 수가 없다.
모든 길은 그렇게 결정되어 있다. 내가 아무리 조바심을 내봐도...
아침 일찍 호바트로 가기 위해 transit lounge를 찾았을 때, 나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내가 time table을 잘 못 봤던 것이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금요일 festivale를 보고, 토요일 아침 10시 버스로 데본포트로 간 후 1시 시드니행 페리에 멋지게 승선한다는 시나리오였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3시 버스만 운행해서 나는 페리를 포기하든, festivale를 포기하든 양자 택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모든 말초 신경들이 정신없이 돌아가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설상 가상으로 호바트에 도착해 뱅기표를 알아보니 토요일 시드니행은 모두 매진!!!
졸지에 페리 티켓 180불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festivale도 물건너 가버렸다. 으아앙~~~ 울고 싶다. ㅠ.ㅠ
모든 길은 그렇게 결정되어 있다.
내가 아무리 조바심을 내봐도, 길이 아닌 길은 갈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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